2008. 6. 5. 17:19


지하철에 신문 버려져있는거 걷어가는 사람 많잖아여.
그걸 꽤 높이 쌓아올려서 다음 역에서 내리려고 하는 아주머니가 있었는데
지하철 내리는 딱 중간부분에(사람들 많은 곳에.) 똑같은 신문 덩어리;;가 있더라구요
그걸 보신 어떤 5-60대 되보이시는 할아버지께서 버럭! 화를 내시면서
면 다른 사람들은 어쩌냐고 막 호통치시더라구여
근데 그 아주머니는 그건 자기 것이 아니라고 계속 그러는데 할아버지는 계속 화내시고;
나중에 그 신문 덩어리 주인이 나타나서 계속 죄송하다고 그러는데
그 아주머니랑 할아버지랑 계속 싸우시고....
역 간격 한 4~6분 되었는데 계속 싸우더니 결국 역장한테 따져보자면서
(그 새 화제가 신문 걷어가는게 불법인지 아닌지로 넘어갔기 때문에;;) 내리셨음.

솔직히 저 상황을 보면서 난 할아버지가 오해하셨으면 미안하다고 하고 끝냈으면 괜찮았을 것 같은데
오히려 인정을 안하시고 계속 몰아부치시는 모습을 보여서 좀 그랬거든여;
근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다 저 아주머니가 잘못했다고 막 심한분들은 되게 심한 욕까지 하시던데...
아주머니가 나중에 감정 격해지면서 좀 그러긴 했는데;;; 흠냐..

-5월 30일날 쓴 국축갤 글 중-

세상에서 하기 힘든 말중에서 두가지를 꼽자면 사랑해요. 미안해요. 인 것 같다. 적어도 나한테는-
사랑해요는 내가 아직 사랑을 못 겪어본 것도 있고 그런 말 하기가 쑥쓰럽다고나 할까..?
부모님한테 한 '사랑해요' 를 제외하면 아직 나한테는 그런 말을 해 본 경험이 없으니까..

'미안해요' 는 뭐랄까 그냥 느낌이 하기가 머뭇거려진다. 용기를 내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이후의 적막인 상황이랄까... 그런게 좀 적응 안되기도 하고... 여러가지 이유에서 나는 미안하다는 말을 잘 못한다.
중학교 3학년 때, 무척 미안하다고 여러번 사과를 했지만 그 친구가 그래도 나를 무시했었다. 그래서 골이 났는지 나도 그 이후로부터는 말을 안하고, 얼마 쯤 지나고서 책을 안갖고 온 나에게 슬쩍 가운데쪽으로 밀어넣었던 적이 있었다. 그때 그 친구는 어쩌면 나에게 하는 '미안해'라는 표시였을까. 그땐 내가 화나서 결국은 그 이후로 바이바이- 였지만

저 상황도 그랬다. 사실 난 공공장소에서 소음을 내는것을 별로 좋아라 하지 않는다. 저때도 지하철에서 졸고 있다가 깼던 상태라 기분이 조금은 날카로워져 있었다. 사람들도 수군수군 거리고 오죽하면 핸드폰으로 통화하면서 어처구니 없는 일 얘기해준다는 상황까지 나왔다. 나이도 있으신 분들이 한참 어린 학생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. 서로 하나씩 잘못한 것이 있으니까 미안하다고 하면 될텐데....
어쩌면 그 두 분 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. 할아버지는 할아버지 대로 좀 어려보이는 여자한테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가 뻘쭘했을지도 모르고 아주머니는 미처 흥분해서 그 생각을 못했나... 흠. 뭐 할아버지가 잘못 아시긴 했지만 아주머니가 막 삿대질 하는 행동은 그렇게 좋게 보여지진 않았으니까

여하튼 미안하다는 말은 참 중요한 것 같다. 잠시 단절된 관계를 다시 이을수 있느냐, 없느냐의 갈래길에서 선택권은 미안해라는 말을 하는지 안하는 지 인듯 싶다. 아무래도 서먹한 사이에서 그 말을 안하게 된다면 결국 서로 외면하는 상황이 벌어지겠지. 너무 많이 미안하다는 말을 남발하는 것도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필요할 시기에 용기내서 하면 막막할 상황이 조금은 수월하게 돌아가지 않을까- 하는 생각을 해본 하루였다.

Posted by Lovelee♪